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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젠 7600에 RTX 4070 반년 써본 후기 (QHD 144 게이밍, 4080 먼저 써보고 갈아탄 이유) 본문
라이젠 7600에 RTX 4070 반년 써본 후기 (QHD 144 게이밍, 4080 먼저 써보고 갈아탄 이유)
혜성처럼 나타난 리뷰어 2026. 7. 1. 11:584년 만에 컴퓨터를 새로 맞췄다. 그전까지 쓰던 본체가 부팅할 때마다 팬이 헬리콥터 소리를 내고, 여름만 되면 게임 도중에 프레임이 뚝뚝 떨어져서 더는 못 버티겠더라. 이번엔 조용하고 예쁜 걸로 가자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어항 케이스에 올화이트로 싹 맞췄는데, 다른 부품은 금방 정했는데 그래픽카드만큼은 끝까지 고민이 안 끝났다.
처음엔 큰맘 먹고 RTX 4070이 아니라 4080을 먼저 질렀다. 오래 쓸 거니까 좋은 걸로 박아두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석 달을 쓰다가 결국 4070으로 내려왔다. 오늘은 그 과정을 하나씩 적어본다. 같은 자리에서 4070이냐 4080이냐 고민하는 사람한테는 이게 제일 궁금한 얘기일 거다. 스펙표만 보면 절대 안 보이는, 직접 둘 다 굴려본 사람의 후기다.

내 컴 사양부터 먼저 깔아둔다
비교 얘기를 하기 전에 내 시스템을 알아야 프레임 숫자가 의미가 있다. 사양은 이렇다.
- CPU: 라이젠 7600
- 메인보드: B650
- 램: 32GB
- SSD: 4TB
- 모니터: QHD 32인치 144Hz
- 케이스: 어항 케이스 올화이트
여기서 핵심은 QHD 144Hz 모니터다. 나는 4K도 아니고 FHD도 아니고 딱 QHD에서 144프레임을 채우는 게 목표였다. 이 조합이면 라이젠 7600이 4070을 병목 잡을 일도 거의 없다. 실제로 게임 대부분에서 CPU가 놀고 그래픽카드가 먼저 일하더라. 그러니까 아래 프레임 숫자는 전부 QHD 144Hz 기준이라고 보면 된다. 4K에서 돌린 게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해두자. 해상도가 바뀌면 결론도 통째로 바뀐다.
4080을 먼저 석 달 써봤다
솔직히 처음엔 오래 쓸 거니까 좋은 걸로 가자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4080을 총견적 260만 원대에 맞췄다. 그래픽카드 값만 148만 원이었다. 지금 다시 봐도 큰돈이다.
써보니까 성능은 확실히 넘쳤다. 사이버펑크 최고옵을 QHD에서 돌려도 200프레임 무난하게 나오고, 디아블로4는 144 역치를 진작에 넘겨서 모니터 주사율에 걸릴 정도였다. 검은사막 같은 무거운 온라인 게임도 풀옵에서 190에서 220 사이를 오갔다. 기복은 있었지만 체감상 답답한 순간이 아예 없었다. 셋업에 딱 맞게 이쁘기도 했고.
문제는 그다음이다. QHD 144Hz 모니터를 쓰는 내 입장에서 200프레임이 넘어가면 그 위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144에서 이미 잘려나가니까. 그러니까 4080이 뽑아주는 그 여유분을 내가 못 쓰고 있었던 거다. 게다가 4080은 TGP가 320W다. 게임을 두세 시간 길게 돌리면 방이 은근히 더워졌다. 여름엔 에어컨을 한 칸 더 세게 틀어야 했다. 전기도 전기고 발열도 발열이었다.
별점으로 치면 4080은 별 네 개 반이다. 물건은 훌륭한데 내 모니터한테는 과했다. QHD가 아니라 4K 144Hz를 쓰거나 영상 편집 같은 고사양 작업을 병행하는 사람한테는 이 카드가 답일 거다. 근데 나는 게임만 하고 모니터도 QHD였다. 나한테는 오버스펙이었다.
4070으로 갈아탄 진짜 이유
4080을 석 달 쓰고 나서 마침 4070으로 갈 기회가 생겼다. 디아블로4 신작이 나올 때 그래픽카드에 사은품이 붙고 네이버페이 2만 원까지 얹어줘서, 체감 67만 원 정도에 4070을 손에 넣었다. 4080 그래픽카드 값이 148만 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절반이 안 된다. 총견적으로 따지면 260만 원대에서 170만 원대로 뚝 떨어졌다. 쓰던 4080은 중고로 정리했는데, 인기 있는 카드라 생각보다 값을 잘 받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성능이 반 토막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QHD 144Hz라는 내 환경 안에서는 두 카드의 체감 차이가 생각보다 작았다. 스펙만 보면 4070은 쿠다코어 5888개에 VRAM 12GB, 4080은 쿠다코어 9728개에 16GB다. 숫자만 보면 한참 차이 나는데, 이 성능을 144프레임이라는 상한선 안에 가둬두면 대부분의 게임에서 둘 다 상한에 붙어버린다. 남는 힘을 내 모니터가 못 받아주니까 차이가 안 느껴지는 거다.
그래서 나는 4070으로 내려온 걸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케이스 안 발열이 줄고 방이 덜 더워져서 여름 나기가 편해졌다. 지갑도 90만 원 아꼈고.

게임별로 실제 몇 프레임 나오나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니까 내가 자주 하는 게임 기준으로 4070 실측을 적어둔다. 전부 QHD 144Hz 모니터에서 잰 값이다.
- 디아블로4: 최고옵에서 144 여유 있게 나온다. 필드든 던전이든 답답할 일이 없다.
- 리그오브레전드: 애초에 가벼운 게임이라 144는 껌이다. 4070이 아니라 그 아래여도 충분하다.
- GTA5: 최고옵에서 144 무난하게 유지된다. 시내 복잡한 구간에서도 잘 버틴다.
- 사이버펑크2077: 패키지 초고용량 게임이라 최고옵은 좀 타협해야 한다. 옵션을 만지면 안정적인데, 풀옵에 레이트레이싱까지 다 켜면 프레임이 흔들린다. 나는 DLSS를 켜고 레이트레이싱을 중간으로 낮춰서 쾌적하게 즐긴다.
- 검은사막: 온라인 마을처럼 사람 몰리는 구간에서 최고옵을 고집하면 120 근처로 기복이 생긴다. 사냥터를 단독으로 돌면 훨씬 여유롭다. 이건 그래픽카드보다 게임 최적화 문제에 가깝다.
- 마비노기 영웅전: 프레임 걱정할 게임은 아니다. 여유 있게 돌아간다.
정리하면 4070은 QHD에서 대부분의 게임을 144로 채워준다. 딱 하나 사이버펑크 같은 최신 고사양 패키지에서만 옵션 타협이 들어간다. 근데 그건 4080을 써도 레이트레이싱 풀옵이면 완전히 자유롭진 않았다. 그러니까 이 차이를 90만 원 주고 살 이유가 나한테는 없었던 셈이다.
파워랑 발열, 케이스 얘기
파워는 은근히 중요하다. 4070은 TGP가 200W라 품질 좋은 600W 파워면 충분하다. 반면 4080은 320W라 750W는 잡아야 마음이 놓인다. 나처럼 4080에서 4070으로 내려오면 파워가 저절로 여유로워지는 부수 효과가 있다. 반대로 4070에서 나중에 상위 카드로 올릴 계획이 있으면 처음부터 파워를 750W로 넉넉하게 사두는 게 낫다. 나중에 파워만 다시 사는 게 제일 아깝더라.
발열은 어항 케이스라 걱정을 좀 했다. 어항 케이스는 강화유리로 막힌 면이 많아서 통풍이 좋은 편은 아니다. 예쁜 대신 공기 흐름을 손해 본다. 그래서 나는 흡배기 팬 방향을 앞에서 빨아들이고 위와 뒤로 빼는 식으로 잡았다. 4070으로 바꾸고 나서는 애초에 카드가 뿜는 열이 적으니까 이 부분이 한결 편해졌다. 예쁜 케이스를 쓰면서 발열까지 잡으려면 카드 선택이 반이라는 걸 이번에 확실히 배웠다.
발열을 더 잡고 싶어서 4070에 언더볼팅도 살짝 걸어뒀다. 전압을 조금 낮추면 성능은 거의 그대로인데 소비 전력과 온도가 같이 내려간다. QHD 144에서는 어차피 프레임 상한에 붙어 있으니 전압을 조금 깎아도 게임 체감이 바뀌지 않았다. 팬 소음이 줄고 케이스 안이 시원해진 게 바로 느껴졌다. 이건 4070처럼 전력에 여유 있는 카드에서 특히 재미를 보기 좋다.
조립하면서 삽질한 것들
그래픽카드를 바꿀 때 드라이버를 깨끗하게 밀고 새로 까는 걸 꼭 추천한다. 나는 전에 이걸 대충 했다가 프레임이 이상하게 안 나와서 한참 헤맸다. 4080 드라이버가 남은 채로 4070을 꽂았더니 프레임이 뚝뚝 끊기는데, 원인을 못 찾아서 반나절을 날렸다. DDU 같은 툴로 기존 드라이버를 안전 모드에서 싹 지우고 새로 설치하니까 그제야 정상 프레임이 나오더라.
파워 케이블도 한번 확인하자. 요즘 카드는 보조 전원 커넥터를 끝까지 딸깍 소리 나게 꽂아야 한다. 나는 처음에 덜 꽂아서 부팅이 안 됐는데, 별거 아닌 걸로 식은땀을 뺐다. 조립은 이런 사소한 데서 시간을 잡아먹는다.
반년 써보고 내린 결론
4070을 쓴 지 이제 반년쯤 됐다. 4080을 석 달, 4070을 반년. 둘 다 내 손으로 QHD 144Hz에서 굴려본 사람으로서 말하면, QHD 144가 목표라면 4070이 딱이다. 4080은 이 해상도에선 힘이 남아돈다.
물론 조건은 있다. 사이버펑크 같은 최신작을 레이트레이싱 풀옵으로 즐기는 게 최우선이거나, 조만간 4K로 넘어갈 계획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때는 VRAM 16GB와 넉넉한 코어가 값을 한다. 하지만 나처럼 롤, 디아블로4, GTA5, 검은사막을 주로 하고 모니터가 QHD 144Hz면, 90만 원을 아껴서 그 돈으로 SSD를 늘리거나 모니터를 하나 더 사는 게 훨씬 남는 장사다.
4080을 먼저 질러본 게 돈 낭비였냐고 물으면,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직접 두 카드를 다 굴려봤으니까 이렇게 확신하고 4070을 추천할 수 있는 거니까. 다음에 컴 맞출 때는 그래픽카드부터 고르지 말고 모니터 해상도와 주사율부터 정하고, 거기에 맞는 카드를 고를 생각이다. 순서를 거꾸로 했다가 90만 원 수업료를 냈다.
